법사위
[김기표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단독> 판사 상대하면 '부당소송'?‥”소송하려면 현금부터 내라"
[앵커]
지난 3월 법왜곡죄가 도입되고, 판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이 진행될 우려가 높아지자 법원행정처가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는데요. 판사를 대상으로 소송할 때는 현금 공탁 비용을 대폭 올리고 부당소송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습니다. 소송 남발을 막겠다는 취지가 담겼지만 정당한 소송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법원행정처가 지난 8월 법원 내부망에 배포한 '직무소송 지원·대응 매뉴얼'입니다. 법왜곡죄 도입 이후 법원이 8년 만에 보강해 새로 펴냈습니다.
[천대엽/당시 법원행정처장 (지난해 12월, 국회 법사위)]
"일선 법관들은 이제 '재판을 하기 힘들다'라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많이 쏟아 내고 있습니다. 판사들은 잠재적으로 이제 법왜곡죄의 피의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매뉴얼을 살펴보니, 판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접수 단계부터 따로 분류됩니다. 먼저 소장의 피고 주소란에 법원이나 판사가 적혀 있으면 사건을 접수하는 법원 공무원이 '부당소송 여부'를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사건을 맡을 판사가 소장을 읽어보기도 전에, 피고가 판사라는 사실만으로 '부당소송'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소장심사를 맡은 공무원은 재판장에게 '소송비용 담보제공명령'을 건의하도록 했습니다. 지면 물어줘야 할 상대방 변호사 비용을 미리 맡기라는 겁니다. 보증보험으로도 낼 수 있지만, 매뉴얼은 "부당소송 억제 효과"를 위해 '전액 현금공탁'을 못 박았고, 열리지도 않은 항소심, 상고심 비용까지 합산해 1~2주 안에 맡기도록 했습니다.
결국 판사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최대 3천330만 원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고, 못 내면 재판 없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
또 판사가 형사고소·고발을 당하면 서면조사로 끝내거나, 대면조사가 불가피하면 '비공개 출장 조사'를 요청하도록 양식까지 만들었습니다. 법원이 조직 차원에서 판사들의 '특별 대우' 요청을 돕는 셈입니다.
[김기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법부가) 남소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방어하는 방식이 너무나 무리하다. 다른 재판의 결과까지도 어떤 신뢰성을 떨어뜨린 행위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매뉴얼은 내부 참고자료일 뿐이며, 담보명령에도 불복할 수 있는 만큼 재판청구권 침해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