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기표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재판 '노쇼'·공탁금 횡령해도 과태료 찔끔…불성실 변호사에 관대한 변협
■ 3회 불출석 항소 취하에 과태료 300만 원
■ '성실의무 위반' 변호사 72.5%가 경징계
■ 이의신청 기간엔 추가 피해 방지 어려워
■ "중대·반복 비위 징계 기준 점검해야"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박모 변호사는 최근 수임 사건 항소심에 세 번이나 불출석했다. 결과는 항소 취하. 대한변호사협회는 그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물렸다. 경징계였다.
#또 다른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정모 변호사는 수임 사건 재판에 반박 서면이나 증거를 내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최종 변론기일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변협이 그에게 내린 징계는 200만 원 과태료가 전부였다.
2022년 권경애 변호사의 '법정 노쇼' 사건 이후 불성실 재판을 한 변호인들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 내려진 제재는 주로 경징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방치하고 상소 기회를 놓치는 등 '성실 의무'를 저버린 변호사 10명 중 7명이 과태료나 견책 처분만 받은 것이다.
의뢰인 공탁금 횡령해도 과태료
7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변협에서 받은 변호사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징계위원회가 내린 징계 결정은 모두 875건으로, 이 중 경징계인 견책·과태료가 88.7%(총 776건)에 달했다. 정직은 84건, 제명은 15건, 영구제명은 한 건도 없었다. 과태료도 500만 원 이하가 전체의 80%(654건 중 529건)를 차지했다.
의뢰인 권리와 직접 관련된 성실의무 위반 사례에 대한 징계 수위도 높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성실의무 위반 징계는 102건이었는데 이 중 과태료 60건, 견책 14건으로 72.5%를 차지했다. 일례로 경기 고양의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백모 변호사는 행정심판 청구 기간을 넘기면서 의뢰인이 행정심판 기회를 놓치게 했음에도 징계는 과태료 100만 원에 그쳤다. 충남 아산의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최모 변호사는 항소기간을 넘겼지만 과태료 100만 원만 받았다.
의뢰인이 맡긴 돈을 유용해도 징계는 과태료였다. 2024년 공탁금 일부를 횡령한 변호사는 과태료 200만 원, 2023년 공탁금을 임의로 사용한 변호사는 과태료 1,000만 원을 받았다. 재판부에 녹취록을 편집·조작해 제출한 변호사도 과태료 300만 원에 그쳤다.
징계 이의신청 16건→132건
경징계 속출에도 징계에 대한 변호사의 이의신청은 늘어나는 추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징계 이의신청은 2021년 16건에서 지난해 132건으로 8배 넘게 증가했다. 수임 경쟁 심화 등이 이유라는 분석인데, 법조계에선 이의 신청으로 징계 확정 전까지 기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의뢰인들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의신청 처리 기간은 기본이 3개월. 여기에 행정소송까지 진행된다면 징계 확정까진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김 의원은 "법무부와 변협이 중대한 성실의무 위반, 반복적인 비위에 대한 징계 기준을 점검하고 징계 확정 전에도 의뢰인을 보호할 임시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