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김현정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김현정의원, “M&A실사 명목으로 중소기업 기술 빼가… 공정위, 한화솔루션까지 조사해야
김현정의원, “M&A실사 명목으로 중소기업 기술 빼가… 공정위, 한화솔루션까지 조사해야
- 중소기업이 7년 걸려 개발한 ‘초박형 베이퍼챔버’, 한화솔루션과 M&A협상 결렬
한화솔루션은 인수협상 결렬 후 자회사 설립하고 몇 개월만에 제품 양산
- M&A 실사 과정서 설비이력카드·관리계획서·라인 배치도 등 핵심자료 확보… “양산라인 하나 지을 수준”
- 기술탈취 피해기업은 직원 30명에서 4명으로 고사 직전… “공정위가 마지막 동아줄, 신속·엄정 조사해야”
김현정의원(더불어민주당, 평택시병)은 12일(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화솔루션이 인수합병(M&A) 실사를 명목으로 중소기업 ㈜씨지아이(CGI)의 핵심 기술자료를 확보한 뒤 인수를 무산시키고, 자회사를 세워 같은 제품을 양산했다는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충남 천안의 씨지아이는 스마트폰 내부 발열을 식혀주는 ‘초박형 베이퍼챔버’ 제조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0.3~0.4mm 이하의 초박판을 변형 없이 접합하는 고난도 기술로, 당시 이 기술을 가진 곳은 전 세계에서 일본 도시바와 씨지아이 단 두 곳뿐이었다. 씨지아이는 2017년부터 4년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함께 갤럭시 S10, 노트10 등 6개 모델의 방열 부품을 개발했으며, 연구개발비만 110억 원 이상, 개발 기간만 7년이 걸렸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씨지아이와의 협력 실무를 맡았던 장세영 상무와 구경하 수석연구원이 이후 한화솔루션으로 이직했고, 이 과정에서 한화 측이 씨지아이에 인수합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지아이는 적정한 인수가격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보고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뒤 실사에 응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은 실사과정을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지 않고, 자체 인력을 투입해 씨지아이에 여러 차례 자료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설비이력카드 ▲공정 관리계획서 ▲협력업체 목록 ▲생산라인 배치도 ▲갤럭시 노트10용 작업표준서 ▲갤럭시 S21 FE 생산라인 설비 시방서 등 제품 양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자료가 고스란히 한화 측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구분 | 자료 | 내용 |
①설비선정 | 설비이력카드 | 레이저 장비 제조사·모델·사양, 설비 운용조건 |
②공정조건 | 관리계획서 | 레이저 출력·속도·온도·진공도 등 공정별 수치와 수율 관리기준 |
③공급망 | 협력업체목록 | 검증을 끝낸 장비·자재·외주 업체 |
④라인설계 | 생산라인 배치도 | 공정 순서, 장비 배치, 전력 등 생산인프라 |
⑤작업 검사 | 노트10용 작업표준서 | 작업 순서, 검사 방법, 불량 판정 기준 |
⑥라인구축 | S21 FE라인 설비 시방서 | 설비 사양, 공정 흐름, 유지보수, 운영상 장단점 |
<한화솔루션에 제공한 핵심 기술 목록>
김 의원은 “실사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이 수년간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사실상 가져간 것 아니냐”며 “설비 세팅값부터 공정에 쓰는 물질과 양, 온도, 압력까지 사실상 모든 기술 레시피가 넘어갔고, 이 여섯 가지 자료만 합쳐도 양산라인 하나를 그대로 지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사가 끝난 2021년 8월, 한화솔루션은 인수금액으로 200억 원을 제시했고 결국 인수는 결렬됐다. 한화솔루션측에서 당초 거론된 금액의 절반 수준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인수금액 200억 원으로는 씨지아이 주주 동의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한화도 알고 있었다”며 “사실상 판을 깨는 가격을 부른 것은 처음부터 인수 의향이 없었다는 뜻 아니냐”고 꼬집었다.
결렬 이후 한화의 움직임은 빨랐다. 한화는 M&A 결렬 직후 자회사 한화NxMD를 설립해 장세영 전 상무를 대표로 앉혔고, 곧바로 양산 장비를 발주해 태국 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후 씨지아이의 공동개발 상대였던 삼성전자에 모바일 베이퍼챔버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지아이가 7년에 걸쳐 개발한 제품을 한화NxMD는 훨씬 짧은 기간에 만들어낸 셈이다.
<CGI 설비시방서> <한화NxMD 홈페이지 제품소개>
반면 씨지아이는 기술탈취로 한화솔루션과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이 삼성전자와의 추가 개발에도 참여하지 못했으며, 30명이던 직원은 4명으로 줄었다. 씨지아이는 2024년 10월 충남경찰청에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한화솔루션에 대한 압수수색없이 수사는 2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결국 시간은 대기업의 편”이라며 “대기업은 이 회사가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날까지 시간을 끌면 그만이고, 나중에 중소기업이 재판에서 이긴다 한들 회사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 수사는 한화NxMD에 집중됐지만,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인수의향서를 내고 실사로 자료를 받아 간 것은 모두 한화솔루션”이라며 “조사 대상을 한화솔루션까지 넓히고, 태국 공장과 장비 협력업체까지 현장조사해 한화가 장비업체에 준 설비 사양이 씨지아이 자료와 같은지 반드시 대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장은 “사안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들여다보겠다”며 “기술탈취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중요한 국정과제로 보기 때문에 꿈도 꾸지 못하도록 엄정하게 다루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