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박균택 국회의원 보도자료] 37년간 아무도 몰랐다…법원도서관 책 365권 어디에

우리나라에는 국가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여러 도서관이 있습니다.
국가의 지식과 기록을 보존하는 국립중앙도서관, 국회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국회도서관, 법률과 판례 등 사법부의 전문 자료를 관리하는 법원도서관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법원도서관은 판례와 법령, 법률문헌은 물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고서와 귀중서까지 보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법률전문도서관입니다.
일반 국민뿐 아니라 판사·재판연구원·변호사 등도 판결문 작성이나 법리 검토, 재판 관련 조사·연구를 위해 이곳의 자료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법원도서관이 1989년 현재의 조직이 출범한 이후 37년 동안 소장 도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실물 전수점검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서점검은 도서관에 등록된 책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분실되거나 훼손된 자료는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 54만 권 보유한 법원도서관…37년간 전수점검 '0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원도서관은 올해 6월 말 기준 모두 54만 546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법마루에 25만 7,022권, 서울 서초동 대법원 열람실에 28만 3,524권이 소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1989년 이후 전체 장서의 실물과 전산상 등록정보를 일일이 대조하는 전수점검은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도서관은 인력과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부분 점검을 실시해 왔다고 설명했지만, 제출자료에는 점검 횟수와 대상 도서 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도서는 모두 365권입니다. 법마루에서 177권, 대법원 열람실에서 188권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도서가 모두 분실된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체 장서를 대조한 적이 없어 소재불명 도서가 추가로 존재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고서·귀중서 465권도 전수점검 없어…13만 권 이전 때도 마찬가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고서와 귀중서 역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실물 전수점검이 실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도서관이 보유한 고서·귀중서는 465권으로, 별도 관리 자료 907권을 합하면 특별관리 대상은 모두 1,372권입니다.
일제강점기 조선고등법원의 판결을 수록한 《조선고등법원판결록》 전권 30권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법원도서관은 이들 자료를 별도 서고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출입을 통제해 보관하는 것과 실제 자료가 등록 목록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2018년 일산 법마루로 약 13만 3천 권의 도서를 이전할 때도 전체 장서의 실물과 등록정보를 대조하는 전수점검은 실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도서관은 "인력 부족으로 전수점검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분점검과 고서·귀중서의 별도 관리를 지속해 왔다"며 "이번 분실 건도 부분 점검 과정에서 발견한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 장서점검 규정은 있는데…내년에야 8억 원 들여 첫 전수점검
법원도서관규칙 제18조는 부재도서 검색과 배열 재조정 등을 위해 정기 또는 수시로 장서점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체 장서의 정기적인 전수점검까지 의무화한 조항은 아닙니다.
법원도서관은 내년에 처음으로 전체 장서를 대상으로 한 전수점검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예상 사업비는 8억 4,100여만 원입니다.
약 7개월 동안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도서 실물과 전산상 등록정보를 대조하고, 잘못된 서지정보와 라벨을 정비하는 한편 보존 상태도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파악된 365권 외에 소재불명 도서가 추가로 발견될지, 고서·귀중서 등 특별관리 자료의 보존 상태는 어떠한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관 이후 무엇이 얼마나 사라졌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국가의 중요한 법률자료를 보존하는 기관인 만큼 장서의 소재와 보존 상태를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국립중앙도서관도 소재불명 2만 7천 건…귀중자료는 정기 점검
다른 주요 도서관에서도 장서점검 과정에서 소재불명 자료가 확인됐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장서 1,509만여 책·점 가운데 약 19%인 280만 5,833책·점을 점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재불명으로 집계된 자료는 2만 7,067건으로, 점검 대상의 약 1%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약 4억 8,300만 원, 올해 약 7억 2,600만 원 규모의 장서점검 사업을 발주했습니다.
국회도서관에서는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분실 도서 176권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2,000만 원을 들여 정기간행물 17만 9,203책을 점검했고, 당시 소재불명으로 확인된 책은 모두 찾아냈습니다.
두 기관 모두 전체 장서를 한꺼번에 점검하지는 않았지만, 귀중자료는 별도로 실물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귀중자료 6,778점을 분기마다 전수점검하고 있으며, 국회도서관도 지난해 고서·귀중본·희귀본 1만 5,117점 전체를 점검했습니다.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228029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