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기표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단독>공수처 수사대상서 ‘대통령’ 빠지나…與 법개정 추진
■ 與 법사위원들 7일 공수처 개편 토론
■ "공수처 통해 수사기관 견제 강화"
■ 경찰은 全직급으로 수사대상 확대… 직권남용-뇌물 등 모든 범죄 수사
■ 행안부 산하 중수청 중립성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사법기관과 수사기관에 근무하는 '사법 공직자'로 축소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등 형사사법 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중복되는 수사 대상을 조정하고 '공수(空手·빈손)처'라는 비판을 받아 온 공수처의 내실을 높이겠다는 것. 또 '경찰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를 통해 경찰 등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공수처의 수사 대상 축소에 대한 야당의 반대 등이 변수로 꼽힌다. 대통령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가 독립기구인 공수처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바뀌면 수사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다.
● 수사 대상 줄이고 수사 범위는 넓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7일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수처법 개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표 김남희 김동아 김한규 박균택 의원(가나다순)은 토론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한 뒤 국정감사 이후 법 개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원내지도부 등 당내에선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현행법상 수사와 기소가 모두 가능한 사법 공직자로 축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행정부,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등 입법부, 판사 및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 등이다.
그 대신 경찰과 수사관의 경우 수사를 담당하는 전 직급으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은 경무관급 이상 경찰, 3급 이상 중수청 수사관만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현재 수사 범위도 직권남용과 뇌물 등에 한정돼 있지만 법 개정 시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게 된다.
공수처는 그간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사 대상은 7000여 명에 이르지만 현행법상 공수처 규모는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이내에 불과한 데다 기소할 수 있는 대상은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으로 제한돼 제도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접수한 1만4000여 건의 사건 중 재판에 넘긴 것은 8건에 불과했고 이들 중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단 1건이었다. 김기표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공수처에 입건된 사건의 78%가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겨 사실상 방치 상태였다.
이에 따라 수사 대상은 줄이는 대신 수사 범위는 넓히는 방식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하자는 것. 또 기존 공수처 규모도 대폭 확대해 권역별 지방수사처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기표 의원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실화하고, 인력의 신분 보장과 전국 단위 수사망을 갖추는 등 전면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사 독립성' 논란도 예상
공수처법 개정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이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립기구인 공수처를 대신해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될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인 만큼 정치인 수사가 중립적으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판사와 공소청 검사 등 사법 공직자에게 수사 역량을 집중하는 것 자체가 '검찰·사법개혁 시즌2' 차원의 압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공수처 설치법을 강행했던 여권 내 강경파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공수처의 정치인 수사가 유죄로 확정된 사례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이미 당초 공수처의 존재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수사기관 간 견제를 강화하는 것이 개편된 형사사법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